카테고리 없음

강세장 끝났나, 브렌트유 117달러가 남은 변수

binari 2026. 10. 26. 21:49

제 잠정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강세장이 끝났다고 보지 않습니다. 다만 그 판단을 뒤집을 수 있는 변수가 딱 하나 남아 있고, 그게 유가입니다. 10월 26일 오늘도 바닥인 줄 알았던 지수가 또 밀렸고, 제 계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조정이 길어지면 "지금 버티는 게 맞나, 손절이 답인가"라는 질문이 꼭 떠오릅니다. 그래서 감으로 버티기보다 계속 추적하던 지표들을 다시 꺼내 봤습니다.



지표판부터 펼쳐보면

S&P 500은 2022년 10월 저점(약 3,577)에서 출발해 지난 금요일(10월 23일) 7,623으로 마감했습니다. 3년 만에 두 배 넘게 오른 셈입니다. 그 사이 조정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2023년 가을에는 200일 이동평균선 근처에서 멈췄고, 2025년 4월 관세 충격 때는 200일선을 크게 깨고 내려갔다가도 결국 회복했습니다. 지금 S&P 500은 200일선(약 7,200선)보다 5% 정도 위에 있습니다. 반도체와 코스피가 크게 흔들린 것에 비하면, 미국 대형주 지수 자체는 아직 추세가 꺾였다고 보기 어려운 자리입니다.

지표 지금 (10월 23일 기준) 제 해석
S&P 500 7,623, 200일선 위 추세 이탈 아님
이익 전망치(EPS) 우상향 유지 주가를 받치는 근거 살아 있음
VIX 19.45 올해 3월이나 작년 4월보다 낮음, 극단적 공포 아님
미국 10년물 금리 4.999% 5% 문턱 바로 아래, 아직 넘지는 않음
WTI / 브렌트유 103.27달러 / 116.72달러 유일하게 나쁜 방향


가장 눈여겨본 건 이익 전망치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는 기업 주당순이익(EPS)의 흐름인데, 이게 꺾이면 주가의 근거도 같이 흔들립니다. 제가 본 자료로는 미국 기업 이익 전망은 아직 우상향입니다. 스페이스X 3분기 실적이 예상을 크게 넘었고, 이번 주에는 빅테크 실적이 줄줄이 나옵니다.

VIX는 앞으로 30일간 S&P 500이 얼마나 출렁일지에 대한 시장의 예상을 숫자로 만든, 이른바 '공포지수'입니다. 지금 19.45로, 이란 전쟁이 시작된 올해 3월이나 관세 충격이 있던 작년 4월보다 한참 낮습니다. 공포가 극에 달한 상태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물론 더 오를 여지는 있습니다.

금리는 조금 다르게 봐야 합니다. 10년물은 금요일에 4.999%로 마감해 5% 바로 아래에 붙어 있습니다. 아직 넘지 않았다는 정도이지, 내려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국채 변동성 지수(MOVE)도 함께 보는데, 이게 높으면 금리 불안이 주식시장까지 번집니다. 제 경험상 MOVE가 내려오는지가 강세장 연장 여부를 판단할 때 꽤 믿을 만한 신호였습니다. 10월 28일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한 번 더 올리느냐도 이 금리 흐름을 좌우할 변수입니다.

 

유가만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금리도 버티고 실적도 좋다면 왜 시장이 못 버티느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핵심이 유가라고 봅니다. 지난 금요일 WTI는 103.27달러, 브렌트유는 116.72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브렌트유는 4월 말 이후 가장 높고, 올해 들어서만 85% 넘게 올랐습니다. WTI는 미국 중심의 원유 가격 기준이고, 브렌트유는 유럽·중동 쪽 기준입니다.

배경은 이란입니다. 미국-이란 전쟁이 9개월째에 접어든 가운데,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쪽 수출항인 얀부와 유전, 공항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얀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원유를 내보내는 우회로라서 상징성이 큽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더 커지면 유가가 한 번 더 뛰고, 내년 물가가 다시 꺾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나마 숨 쉴 구멍도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동량은 전쟁 전 수준 가까이 회복했습니다. 사우디는 11월 아시아 수출 가격을 기준유보다 배럴당 5달러 낮게 매겨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 할인을 붙였습니다. 운임 부담을 덜어주려는 조치라서, 유가가 물가 전반으로 번지는 2차 충격을 일부 막아줄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브렌트유 옵션의 풋콜 비율도 확인해봤더니, 추가 상승에 거는 강도는 오히려 올해 3월보다 낮았습니다. 풋콜 비율은 하락에 거는 풋옵션과 상승에 거는 콜옵션의 비율입니다. 유가 자체는 부담스럽지만, 여기서 더 폭등할 거라는 공포는 3월 고점 때보다 덜하다는 뜻으로 읽었습니다.

 

제가 그려둔 세 갈래

솔직히 지금 하루에도 몇 번씩 손절과 버티기 사이를 오갑니다. 계좌를 열기가 두렵다는 게 정직한 심정입니다. 그래도 근거는 단순합니다. 매크로 변수가 주가를 누르고 있지만, 기업 이익의 방향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반도체가 유독 크게 빠진 건 시장이 반도체를 AI 구조적 성장주가 아니라 사이클 산업으로 다시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 시각은 결국 3분기와 4분기 실적 숫자로만 바뀝니다.

  1. 추가 조정 없이 반등: 유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빅테크 실적이 받쳐줄 때
  2. 200일선을 잠깐 밑돌고 반등: 유가와 금리가 한동안 높게 머물 때
  3. 3년 강세장 종료: 이익 전망치가 꺾이고 VIX가 함께 치솟을 때

세 번째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지금 지표들은 첫 번째나 두 번째에 더 무게를 둡니다. 열쇠는 결국 유가입니다. 유가가 단기간에 내려오면 금리는 5% 아래에서 숨을 고르고, 물가 재점화 우려도 식을 수 있습니다. 그 조건이 맞으면 내년 상반기, 길게는 하반기까지 강세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정리하면 지금은 강세장의 끝이라기보다 여러 불안이 겹친 조정 구간으로 판단합니다. 제가 추적하는 지표 가운데 확실히 나쁜 방향을 가리키는 건 유가 하나이고, 금리는 5% 문턱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중입니다. 손절과 버티기 사이에서 고민하고 계신다면, 적어도 이익 전망치와 VIX가 동시에 나빠지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든 포지션을 한 번에 정리하는 게 맞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볼 만합니다. 물론 저도 틀릴 수 있고, 이번 주 FOMC와 빅테크 실적을 보고 다시 판단을 고쳐 적을 생각입니다. 특정 종목 추천이 아닌 정보 공유 글입니다.

 

참고한 자료

  • S&P 500·VIX·10년물·유가 마감: 10월 23일 장 마감 정리(Capp Notes, Deanfi)
  • 브렌트유 급등 배경, 후티 반군의 얀부 공격, 호르무즈 물동량: Rigzone·Bloomberg (2026.10.23)
  • 사우디 11월 아시아 판매가: Reuters 인용 보도 (2026.10.5)
  • 지표를 다시 짚어보게 만든 영상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