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이후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뒤 1년 동안 S&P 500이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6전 6승을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저도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역사가 반복된다는 말이 막연하게 들릴 때도 있는데, 이건 숫자로 찍혀 있으니까요. 그런데 올해는 이란전쟁이라는 변수가 끼어 있어서, 이번에도 그 패턴이 그대로 작동할지 저도 꽤 고민이 됩니다.
역사적 패턴 — 100년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
1928년부터 2025년까지 중간선거가 있었던 해의 S&P 500 흐름을 평균 내면 공통된 모양이 나옵니다. 7~8월은 무난하게 흘러가다가 9월에 접어들면서 꽤 눌리고, 9월 말 전후로 저점을 찍은 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반등해 이후 꾸준히 우상향하는 패턴입니다. 제가 주식을 시작하고 나서 몇 번의 중간선거를 지켜봤는데, 이 흐름이 교과서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걸 보고 신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 20년으로 좁혀서 봐도 결론은 비슷합니다. 2002년부터 2022년까지 여섯 번의 중간선거 이후 1년 수익률을 보면, 가장 적게 오른 해가 2010년 4.68%, 가장 많이 오른 해가 2002년 22%였습니다. 단순 평균으로 약 12% 상승이고, 승률은 100%입니다(출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FRED). 물론 표본이 여섯 번뿐이라 통계적으로 맹신하는 건 위험합니다. 그래도 100년짜리 장기 평균과 최근 20년 데이터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건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왜 이런 패턴이 나오는가 하면, 결국 불확실성(Uncertainty)의 해소 문제입니다. 여기서 불확실성이란 시장 참여자들이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예측하지 못해 투자 판단을 미루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선거 전에는 어떤 정당이 어떤 정책을 밀어붙일지 알 수 없으니 시장이 먼저 움츠러들고, 선거가 끝나면 그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자금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선거를 앞두고 유가와 물가 부담을 완화하려는 정치적 유인이 강해지는 것도 한몫합니다.
- 2002~2022년 중간선거 이후 1년 S&P 500 상승 횟수: 6전 6승 (100%)
- 평균 상승률: 약 12%
- 역사적 저점 형성 시기: 9월 말 전후
- 상승 전환 트리거: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 정부의 경기 완화 유인
전쟁 변수 — 이번엔 진짜 다를 수 있는 이유
올해 시장을 보면서 제가 가장 먼저 느낀 건 "이번엔 조금 다르다"는 감각이었습니다. 과거 중간선거 해와 달리 지금은 중동전쟁이 7개월 넘게 현재진행형이고, 그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의 원유 수송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여기서 호르무즈 해협이란 중동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세계 최대 석유 수송로로, 이 구간이 막히면 국제 유가가 즉각 반응합니다. 실제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높은 가격대를 유지 중입니다(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
유가가 높으면 연쇄적으로 문제가 커집니다. 유가 상승 → 물가 상승 →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 여건 악화 → 미국채 금리 상승 → 주식 밸류에이션 압박. 이 도미노가 현재 시장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밸류에이션이란 기업의 현재 주가가 이익 대비 얼마나 비싼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금리가 오를수록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져 주가가 눌리는 구조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매크로 환경이 한꺼번에 겹칠 때가 가장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신호도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32% 아래까지 떨어졌고, 특히 생활비 문제에 대한 지지율은 17%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당 입장에서 이 숫자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입니다. 실제로 미시간과 아이오와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들이 이란전쟁의 조기 종료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흐름을 보면서 저는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군사적 압박을 유지하면서도 협상 채널을 동시에 여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정치적 유인이 그쪽을 향하고 있다는 게 제 경험상 꽤 강력한 신호입니다.
다만 이것이 확정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둬야 합니다. 협상이 결렬되거나 예상치 못한 군사 충돌이 나오면 유가가 다시 튀어오르고 시장은 역사적 패턴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지금 시장을 보면서 가장 주의 깊게 추적하는 두 가지는 미국·이란 협상 진전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 수송 정상화 여부입니다. 이 두 변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간선거 이후 증시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키가 될 겁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중간선거 이후 S&P 500이 오른다는 게 이번에도 무조건 적용되나요?
A. 무조건은 아닙니다. 2000년 이후 6전 6승이라는 기록이 있지만, 이번에는 이란전쟁으로 인한 유가·물가·금리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어 변수가 훨씬 많습니다. 역사적 패턴은 참고 지표로 삼되, 트럼프의 대이란 협상 움직임과 유가 흐름을 병행해서 지켜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Q. 중간선거 전에 주가가 왜 9월에 빠지는 건가요?
A. 선거를 앞두고 앞으로 어떤 정책이 나올지 시장이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를 불확실성이라고 하는데, 시장은 나쁜 소식보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더 싫어합니다. 역사적으로 9월 말이 평균적인 저점이었던 건 이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서서히 걷히는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Q. 호르무즈 해협이 왜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나요?
A.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의 약 20%가 지나가는 핵심 수송로입니다. 이 구간에 긴장이 생기면 유가가 오르고,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자극받아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집니다. 금리가 높은 상태가 길어지면 기업 이익과 주식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압박이 되기 때문에 증시와의 연결고리가 생각보다 빠르고 직접적입니다.
Q. 지금 같은 시장에서 S&P 500 투자를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A. 타이밍보다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 전쟁 변수와 금리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S&P 500의 펀더멘털 자체는 현재도 견조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한 번에 크게 들어가기보다 분할 매수로 리스크를 나누는 방식이 현재 변동성 구간에서는 더 현실적입니다.
결론
데이터는 분명 중간선거 이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100년 가까운 역사와 최근 20년 데이터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건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란전쟁이라는 변수가 이 패턴에 균열을 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제 경험상 "이번엔 다르다"는 말이 많이 나올 때가 오히려 패턴이 반복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말이 맞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건 트럼프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과의 협상 테이블을 어떻게 꾸리느냐입니다. 유가가 안정되고 물가 압박이 걷히면 그동안 시장을 누르던 매크로 환경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역사적 패턴이 다시 작동할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쟁이 확전되면 이번만큼은 중간선거 이후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장면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무조건 오를 거라는 확신보다 트럼프의 행보와 유가 흐름을 꾸준히 체크하면서 대응하는 게 지금 시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