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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위브 쇼크, 하이닉스 5일 만에 26% 급락

binari 2026. 10. 20. 21:05

10월 20일 월요일, 장이 열리기 전부터 지난주 뉴스를 다시 붙잡고 있었습니다. 10월 15일 하루에만 삼성전자가 9.48%, SK하이닉스가 11% 넘게 빠졌고, 코스피는 그 주에 14% 넘게 떨어져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미국에서는 코어위브의 부도 위험 지표가 치솟았다는 소식이 퍼졌습니다. 첫 반응은 솔직히 "이게 정말 AI 거품이 터지는 신호인가?"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니 이야기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흔들리는 건 수요일까 공급자일까

코어위브는 엔비디아 GPU를 대량으로 사서 클라우드로 빌려주는 회사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건 CDS(신용부도스와프)입니다. 채권을 낸 회사가 부도날 위험을 사고파는 상품인데, 이 가격이 오르면 시장이 그 회사의 부도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뜻입니다. 시장의 공포 온도계 같은 거죠.

핵심은 코어위브가 GPU를 담보로 빚을 크게 썼다는 점입니다. 레버리지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금리가 높으면 이자 부담이 커집니다. 장기금리가 다시 오르는 국면과 겹치면서 "이 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번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좀 다르게 봤습니다. 코어위브가 흔들리는 건 수요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10월 14일 블랙록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래리 핑크 CEO는 "50년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진짜 자본 부족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대규모 적자와 AI 인프라 투자가 한정된 자본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AI를 쓰겠다는 수요가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그 수요를 감당할 돈을 구하기가 비싸졌다는 뜻입니다.

시장의 큰손들도 비슷하게 움직였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0월 15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코어위브의 체력은 매일 좋아지고 있고, 자본 비용도 내려가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나서서 받쳐줄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는 코어위브 채권값이 폭락하던 10월 14일과 15일에 이틀 연속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장기 수요를 믿는 쪽이 단기 재무 위험보다 수요에 무게를 둔 겁니다. 물론 둘 다 이해관계가 있는 쪽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머스크는 왜 다 직접 만들려 할까

AI 생태계를 다섯 층으로 나눠보면 에너지, 칩, 인프라(데이터센터), 모델, 애플리케이션 순서로 쌓입니다. 이 그림은 이 영상에서 처음 봤는데, 지금 판을 이해하는 데 꽤 쓸모가 있었습니다. 엔비디아 진영은 각 층에 전문 기업들이 얽혀 있는 구조입니다. 우리가 매일 쓰는 ChatGPT, Claude, Gemini가 모두 이 위에서 돌아갑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반대로 수직계열화를 택했습니다.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한 회사가 다 만드는 방식입니다. 에너지는 태양광, 칩은 자체 설계한 AI5·AI6와 직접 짓는 칩 공장 테라팹, 인프라는 스페이스X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은 자율주행 사이버캡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로 채우는 그림입니다.

처음엔 솔직히 너무 먼 이야기 같았습니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강점이 보였습니다. 엔비디아는 매출총이익률을 70%대 중반으로 유지합니다. 칩을 직접 만들면 그 마진만큼 원가를 아낄 수 있습니다.

다만 기술 격차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칩 설계와 제조 노하우에서 엔비디아를 1~2년 안에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고,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테라팹도 시제품 공장은 2026년 4월 기가텍사스에서 착공했지만, 본 공장은 12월 착공 예정에 2028년 말 완공이 목표입니다. 제조 노하우는 인텔이 참여해서 보태는 구조입니다.

머스크의 최근 X 게시물도 이 맥락에서 읽힙니다. 10월 13~14일에는 마이크론의 메모리 가격 정책은 합리적인데 다른 업체들은 지나치다고 했습니다. 15일에는 "중국이 2028년에 램을 대량으로 만들 것"이라고 썼습니다. 이름은 안 밝혔지만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겨냥한 말로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이걸 기술 우위 선언이라기보다 메모리를 사는 고객으로서 공급 부족에 대한 불만으로 봤습니다. 머스크 본인도 HBM은 중국이 따라오기 훨씬 어려운 분야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물가가 열쇠를 쥐고 있다

지난주 반도체 하락에는 코어위브 말고도 이유가 있었습니다. 중국 메모리 업체 CXMT가 차세대 D램 양산 계획을 밝혔고, 2029년 공급과잉 가능성까지 거론됐습니다. CNBC 집계로 10월 15일까지 5거래일 동안 SK하이닉스는 26%, 삼성전자는 22% 떨어졌습니다. 반론도 있습니다. 메모리 공장은 짓는 데 3~5년이 걸리고, CXMT의 수율과 고객 인증은 아직 확인된 게 없습니다. 지금의 공급 부족이 당장 뒤집히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도 지금 시장의 진짜 변수는 물가입니다. 10월 14일 나온 미국 9월 CPI는 3.7%로 예상치를 넘었습니다. 물가가 안 잡히면 연준은 고금리를 유지하고, 고금리에서는 빚을 많이 쓴 기업이 버티기 어렵습니다. 코어위브가 유독 크게 부각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고점을 다시 넘을지는 지금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AI 모델은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고, 업그레이드될수록 연산 수요는 더 늘어납니다. 수요가 꺾였다는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물가 지표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시장 전체가 관망하거나 비중을 줄이기 쉬운 환경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CPI와 PCE(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 그리고 미국 10년물 금리 흐름을 같이 보려고 합니다.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들어가기보다 이 세 숫자가 방향을 틀 때를 기다리는 쪽입니다.

 

이번 하락을 보며 내린 잠정 결론은 "AI 수요 붕괴가 아니라 자본시장의 소화 불량"입니다. 문제는 빚을 크게 쓴 공급자 쪽에 있고, 수요는 아직 강합니다. 다만 물가가 가라앉지 않으면 이런 소음은 또 올 수 있습니다. 테슬라·스페이스X의 수직계열화는 지금 당장의 매수 근거라기보다 10년 뒤를 내다보는 시나리오로 두고, 판세를 계속 지켜볼 생각입니다. 투자 판단은 언제나 본인의 몫입니다.

 

주가·지수: 파이낸셜뉴스(2026.10.15), 경향신문(2026.10.19) / 래리 핑크 발언: 블랙록 3분기 실적 콜(2026.10.14) / 젠슨 황 발언: 블룸버그(2026.10.15) / 아크 매수: 24/7 Wall St.(2026.10.16) / 테라팹 일정: 텍사스주 제출 서류 및 언론 보도 / 메모리 5거래일 하락률: CNBC(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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